최근 ESG 경영으로 주 4일 근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실시되면서, 근무·탄력근무 등이 빠르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관심은 주4일제 도입으로 옮겨갔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거론된 것이 아니라, 해외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벌써 일부 국가에서는 본격적으로 실험까지 진행을 했고, 여러 가지 결과도 도출 되었다. 해외 사례들을 보면서 주 4일에 대한 생각을 한 번 정리해보자.
쉬면서 일하는 워케이션 https://honeysday.com/93
먼저 스페인 남부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델솔은 작년부터 주4일제를 도입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결근이 크게 줄었고 퇴사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매출 성장률도 그대로 유지되어 주4일 근무제의 실험이 매우 성공적이었다. 또한, 독일에 있는 정보기술(IT) 회사인 아윈에서도 작년 봄에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 실험을 실시했는데, 실적, 직원 만족도, 고객 만족도까지 모두 상승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1월부터는 대상을 전직원으로 주4일 근무제를 확대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주4일제 실험을 실시했다. 수도 레이캬비크 시의회와 중앙 정부 주도로 4년간 약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유치원 교사와 병원 종사자, 사무직, 사회 복지사 등 공공부문의 다양한 직업군이 참여했다. 공공기관에서 진행을 해야 하니 이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슬란드 정부에서는 매년 2,420만 파운드(우리돈 약 392억원)를 들여 채용을 늘렸다. 인원이 증가한 덕분에, 민원 1건당 해결에 걸리는 시간, 서비스 제공 건수 등 성과지표들은 떨어지지 않았고 일부는 오히려 상승하기까지 했다. 실험결과에 대한 평가가 좋아, 아이슬란드 근로자의 80% 이상은 근무일수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스페인·일본 기업들, '주4일 근무' 먼저 해보니… - 머니투데이 (mt.co.kr)
뉴질랜드에 있는 유산 신탁 관리회사 퍼페추얼 가디언(Perpetual Guardian)은 2018년부터 주4일제를 실시했다. 이 회사가 주4일제에 나서게 된 계기는, 창업자 앤드류 반즈의 눈에 띈 이코노미스트 지(The Economist) 기사 때문이었다고 한다. 사무실 근로자들이 생산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럴 바에야 집중해서 일하고 하루를 더 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 주4일 근무를 진행했더니, 직원들 스스로 시간낭비를 없애고 일에 더 많은 집중을 해 20%라는 성과가 더 나온 것이다.
한국에서도 화장품 제조기업 에네스티가 주4일 근무 기업으로 가장 대표적이다.
2010년 3년간 직원 80%에게 주4일제를 시범운영했고 이후 문제점을 보완해 2013년부터 전 직원에게 확대해 현재는 전 직원이 주 38시간씩 일한다. 2013년 매출은 60억원 2016년 매출은 약 100억원으로 회사 실적도 좋아지고 이직률도 낮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에듀윌에서는 2019년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더 쉬어 하루 8시간씩 주 32시간 근무하는데 일괄적으로 금요일에 쉬는 게 아니라, 각자 휴무일을 정한다. 또한, 몇몇 스타트업에서는 4.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매트리스 비교 검색 사이트 '슬럼버 야드'는 스타트 기업이 상황상 주 4일 근무, 10시간 근무를 하다가 주 5일 8시간 근무로 돌아왔다. 그 이유는 초반에는 열심히 했으나, 주4일이 일상이 되고 나니 주5일일 때와 다름 없게 되었고 오히려 다과비만 증가해, 주5일 근무제로 돌아왔다고 한다.
지금은 주5일제가 당연하고 주6일 근무는 과하게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2004년 전까지만해도 1주일에 이틀을 쉬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또한, 야근이 일상이던 시절에서 강제로 퇴근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회사들이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야근하는 사람들도 크게 줄어 들었다. 그리고 자율출근제 역시 말이 많았던 제도였는데, 지금은 그 역시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즉, 주4일로 변해도 그 성과가 변함 없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반짝효과로 끝나고 원래 자신의 성향대로 돌아와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 서비스를 운영하는 은행이나 병원 등에서 이러한 제도가 도입이 된다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대안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슬란드 역시 공공서비스 부분에 정부에서 큰 지원을 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도출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주 6일에서 주 5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자란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보완을 한다면, 주 4일 근무가 도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바로 주 4일 근무를 도입한다면 나타날 문제들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충분히 시간을 두고 조율이 되어가며 진행이 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뉴스쉽] 주4일제 하면 회사가 망할까?…'월화수목토토토'를 위한 실험들이 말하는 것 | SBS 뉴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언제쯤 가능해질까? 사실 한국에서 이미 주 4일 근무, 3.5일 근무를 하는 곳을 본 적이 있다. 대학원에서 조교 선발 공고를 자주 보곤 했는데, 학비 감면을 조건으로 3.5일 근무, 주 5일 근무를 선택해서 근무할 수 있었다. 당시 조교를 했던 지인의 말로는 주5일 근무 시 학비 감면에 추가로 월 40만원을 받고, 주 3.5일 근무 시 학비 감면만 받고 근무를 한다고 했다. 사립 대학원의 학비는 한 학기당 보통 500만원~700만원대가 대부분이다. 주 3.5일 근무시 약 80~120만원을 받는 셈이다. 만일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 추가 수당은 따로 있었다. 3.5일 동안 업무가 넘쳐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5일 근무자가 있었기 때문에, 근무가 원활하게 돌아갔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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